나는 귤이 먹고 싶은데 선택지에는 토마토와 망고밖에 없다면? 

국회의원의 실제득표수와 의석수가 전혀 일치하지 않고 있는 현재 대한민국의 선거제도의 상황이 바로 이렇습니다 .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무엇인지 귤을 좋아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선거제도가 바뀌면 나의 삶이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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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유권자들이 던진 표가 사표가 되지 않는 공정한 선거제도. 민주적인 정치시스템. 선거제도 개혁을 이뤄 하루 빨리 해산하는 게 목표.

"국정농단 사죄" 피켓도 불법? 이런 날이 오고있다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은 위헌

선거법 개정해 현수막·피켓 자유 보장해야

강추위가 예보된 가운데 12차 촛불집회를 하루 앞둔 지난 1월 13일,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제1호 법정에 7명의 피고인이 앉아 있었다. 오후 2시로 예정된 선고 공판에 출석한 이들 7명 중 5명의 거주지는 경주지원 관할이 아닌 서울과 경기 지역이었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을 포함한 7명이 재판을 받는 죄명은 공직선거법 위반. 오후 2시 정각, 법정에 들어온 재판장은 피고인들의 이름을 호명하고 판결을 선고했다. 2명에게는 벌금 90만원, 나머지 5명에게는 벌금 70만원, 모두 유죄 판결이었다. 

"김석기를 감옥으로" 피켓 들었다고 벌금

이들이 위반했다는 공직선거법 조항은 제90조 제1항, 제93조 제1항이었다. 서울에 사는 이들이 경주까지 내려가 재판을 받아야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공소장과 판결문에 따르면 이들이 저지른 '죄'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들은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2016년 1월 중순과 3월경 다음과 같이 기재된 '현수막'을 설치하고, '피켓'을 게시하고, '인쇄물'을 배부했다.

"여섯 명이 죽었다. 용산참사 책임자, 김석기를 감옥으로!"

"용산 참사 진압 책임자 김석기는 유족 앞에 사죄하고 즉각 사퇴하라!"

"김석기가 갈 곳은 국회가 아니라 감옥이 되어야 합니다. 그의 가슴에 달릴 것은 국회의원 뱃지가 아니라, 죄수의 수번이 되어야 합니다. 용산참사 유가족 일동"

피고인들이 위와 같이 현수막을 설치하고, 피켓을 게시하고, 인쇄물을 배부한 것이 '죄'가 된 이유는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는 "누구든지" 현수막 등 시설물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누구든지" 인쇄물 등을 배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때문이다. 

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이 2016년 4월 13일이었으므로 대략 2015년 10월 중순경부터 선거일까지 약 6개월 동안은 정당이나 후보자를 유추하거나, 지지, 추천, 반대하는 현수막, 피켓, 인쇄물을 설치·게시·배부하는 것이 금지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꼼짝 없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죄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4.16국민조사위원회,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회원들이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박영수 특검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 전 비서실장, 김장수 전 안보실장이 세월호 참사 당시 직무유기와 세월호 특조위의 진상규명 조사 활동 방해로 인해 직권남용했다고 주장하며 특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 유성호

위와 같은 공직선거법 조항이 얼마나 무지막지하고 비상식적인가 하는 것은 조금만 들여다보면 명백해진다. 우선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는 누구든지 정당이나 후보자, 예비후보자와 관련된 내용의 현수막, 피켓, 인쇄물 등을 설치·게시·배부하는 것이 "전면 금지"된다. 

물론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과 제93조 제1항에서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경우만을 금지하고 있지만, 현수막이나 피켓, 인쇄물에 '정당'이나 '후보자', '예비후보자'의 이름이나 사진이 들어가고, 일정한 구호나 문구가 들어가면 사실상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전면 금지'나 마찬가지다. 제90조 제1항에서는 아예 이러이러한 경우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는 간주 규정까지 두고 있다. 

설치·게시·배부가 금지되는 것도 현수막이나 피켓뿐만이 아니다. 화환 안 돼, 풍선 안 돼, 간판 안 돼, 애드벌룬 안 돼, 선전탑 안 돼, 인형 안 돼, 마스코트 안 돼, 인사장 안 돼, 벽보 안 돼, 사진 안 돼, 문서 안 돼, 도화 안 돼, 녹음·녹화테이프 안 돼 등등, 온갖 것이 금지된다. 

그뿐인가. 설치·게시·배부를 하지 말아야 할 사람은 "누구든지"이다. 이 조항의 무지막지함의 극단을 보여준 사건이 바로 위 경주지원의 유죄 판결이다. 이 판결에서 벌금 70만원의 유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 중 한 사람은 용산참사에서 아버지가 희생된 유족이기도 하다.

용산참사 유족들은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기 오래 전부터 용산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호소해왔다. 이들 유족들이 '선거일 전 180일 전부터 선거일' 동안은 그동안 해왔던 진상규명 요청, 책임자 처벌 요청을 하지 말고 손 놓고 있어야 한다는 말인가. 선거일 전 181일이 되는 날에 현수막, 피켓을 들고 인쇄물을 배부하면 죄가 아니고, 하루 뒤에 그런 행위를 하면 '유죄'란 말인가. 


강일원·김이수·이진성 재판관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은 위헌" 

위와 같은 공직선거법 규정이 유권자들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조항이라는 견해가 있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이 글을 읽는 분들 모두 찬찬히 읽어보시기를 바란다. 

오늘날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구성요소로서 다른 기본권에 비하여 우월한 효력을 가진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억압당하는 경우에는 국민주권과 민주주의 정치원리는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다. 

선거의 공정성 확보와 질서의 유지를 위한 규제는 일반 국민의 선거운동을 포괄적·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되어서는 아니 된다. 선거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대의기관의 구성에 정확하게 반영하는 데 있다. 

정치적 표현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형성된 국민의 의사가 선거를 통해 구현되기 위해서는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지는 것이 중요하다. 즉, 선거의 공정성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선거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과 같은 가치이지, 그 자체가 헌법적 목표는 아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문서에 의한 정치적 표현을 일정한 기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은 최소침해성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일반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

어떤가? 멋지지 않은가!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가지는 헌법적 가치와 '선거의 공정성'과의 관계를 명쾌하게 지적하고 있다. 위와 같은 법리를 펴고 있는 분은 이번 탄핵심판 사건의 주심 재판관이었던 강일원 재판관과 나머지 두 분 김이수, 이진성 재판관이다. 위 3인의 재판관은 2014년 4월 24일 선고된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등 위헌확인 사건에서 6명의 합헌 의견에 반대하며 위와 같은 법리를 밝혔다. 

헌법재판소 결정에서 때론 소수 재판관의 의견이 돋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위 3인의 재판관의 의견이야말로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본질을 밝히고 있는 빛나는 '반대의견'이라 할 만하다. 


"국정농단 사죄" 피켓, 위법되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5월 9일로 확정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위 3인의 재판관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우선 본회의 개최 중인 국회의원들에게 촉구한다. 위 공직선거법 두 조항의 위헌성을 제거할 수 있도록 하루 속히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라. 

위 두 조항에 대해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개정 의견을 제출한 바 있고, 20대 국회에서 의원 입법으로 개정안이 이미 발의되어 있다. 5월 9일 대선을 앞두고 "세월호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국정농단 동조 사죄, 책임자 처벌!"을 주장하는 현수막과 피켓을 든 유권자들을 모두 '죄인'으로 만들지 않으려면, 공직선거법 개정은 이번 국회 본회의에서 가장 먼저 처리되어야 할 안건이다.

광장과 거리에서 대한민국 헌법 제1조 '국민주권주의'를 온 몸으로 실천한 1600만 촛불의 '헌법시민'들에게 대통령 선거기간 중 현수막을 게시하고, 피켓을 들며, 자신의 의사를 담은 인쇄물 등을 배부할 자유를 보장하는 것.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회에게 주어진 헌법적 의무이다.

원문보기 : http://www.ohmynews.com/NWS_Web/tenman/report_last.aspx?CNTN_CD=A0002308374&srscd=0000011591&srs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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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잊지 말아야 할 이명박

기득권 정치시스템 안 바꾸면 제2의 박근혜 나온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제는 전 대통령이라고 부르는 게 맞을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고, 피고인으로 재판정에 설 일만 남았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사람이 또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선에서 꼬리를 끊고 싶은 사람이다. 바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에 막대한 기여를 했고, 그 이전엔 4대강사업, 해외자원개발 등으로 국고에 손실을 끼친 인물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숱한 의혹이 제기되었고, 시민단체들이 고발도 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하에서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앞으로 꼭 필요한 일 중 하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이다.

그리고 박근혜-이명박을 낳은 잘못된 정치시스템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 지금 청산해야 할 적폐를 낳은 또 하나의 원인은 바로 잘못된 정치시스템이다.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고 하더라도, 국회가 대통령을 견제·감시할 수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간 국회는 아무런 견제 역할을 못했다. 대통령과 같은 정당에 소속된 국회의원들이 국회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작년 4월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여소야대 구도를 만들어 주기까지는 그랬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유권자들의 절반이 한나라당 또는 새누리당을 총선에서 지지했을까? 그렇지 않았다. 한나라당 또는 새누리당이 국회 과반수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표심(민심)을 왜곡하는 선거제도 덕분이었다.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37.5%의 지지를 받았는데 국회에서는 300석 중 153석을 차지했다. 그래서 4대강 사업예산을 강행처리할 수 있었다.

2012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42.8%의 지지를 받았는데 반수가 넘는 152석을 차지했다. 당시에 자유선진당까지 합쳐도, 새누리당+자유선진당의 정당득표율은 50%에 미치지 못했고, 야당들이 더 많은 표를 받았다. 

만약 정당득표율대로 의석을 배분하는 선거제도였다면, 2012년 총선때 이미 여소야대가 되었어야 맞다. 그랬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국정을 농단하고 비리를 저지르지는 못했을 것이다. 

결국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만든 온갖 적폐의 원인은 바로 표심을 왜곡하는 선거제도에도 있었다. 지역구에서 30%를 얻든, 40%를 얻든, 1등만 하면 당선되는 선거제도로 300명중 253명을 뽑으면, 표심 왜곡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당이 얻은 표심 그대로, 그 정당에 의석을 배분하자는 얘기이다.

대한민국에도 비례대표란 단어는 존재한다. 전체 300명의 국회의원 중에 47명을 비례대표로 뽑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이비 비례대표제라고 할 수 있다.

비례대표제는 정당득표율에 따라 전체 의회 의석을 배분하기 위해 발명된 제도이다. 300명 전체를 정당득표율대로 배분해야 제대로 된 비례대표제인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이 하고 있는 비례대표제는 300명 중에 겨우 47명만을 정당득표율에 따라 배분하기 때문에 그런 효과를 전혀 얻지 못한다.

그래서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쌓인 적폐를 청산하는 것과 함께, 필요한 것이 잘못된 정치시스템을 교체하는 것이다. 그래서 전국 124개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은 15일 오전 10시반 선거법 개혁을 위한 국민선언대회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갖고 15일부터 29일까지 집중행동에 들어간다. 

▲ 지난 2013년 2월 25일 여의도 국회 앞 광장에서 진행된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환송하기 위해 함께 걸어가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특히 선거법 개정이 시급한 이유는 조기대선이 눈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다음번 총선부터 적용하면 되지만, 만18세 선거권과 유권자 표현의 자유 문제는 당장 이번 대선이 문제이다. 

지금 선거법대로 조기대선을 치르게 되면, 만18세에서 만19세 사이에 해당하는 60만명 이상이 투표를 하지 못하게 된다. 그 중에는 고3 나이의 시민들도 있지만, 올해 2월에 고등학교를 졸업한(또는 그 연령대에 해당하는) 시민들도 있다. 

또한 탄핵 이후에 곧바로 선거법이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대선 시기에 유권자들의 입과 손발이 묶이게 생겼다. 지금까지는 광장에서 자유롭게 얘기했지만, 이제는 많은 제약이 생기게 되었다. 

국회에서는 여전히 '대선 전 개헌'을 주장하는 움직임이 있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대선 전 선거법 개혁'이다. 선거법은 법률만 고치면 바꿀 수 있는 일이다. 정치개혁을 얘기한다면 당장 선거법부터 바꿔야 한다. 3월 임시국회가 열려 있는 상황이므로, 지금이라도 선거법을 개정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원문보기 : http://www.ohmynews.com/NWS_Web/Tenman/report_last.aspx?CNTN_CD=A0002306076&srscd=0000011591&srs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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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라면, 만18세는 되었으나 만19세는 되지 않은 60만명 이상이 이번 대선에서 투표를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탄핵결정이 받아들여지는 순간, 그 즉시 유권자들의 손.발과 입은 선거법으로 묶이게 됩니다. 


지금 바른정당 당사앞에서 한국YMCA전국연맹에서 매일 점심무렵 집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내일은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개혁 공동행동>도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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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은 될 수 있어도 투표는 못 한다?
18세 선거권, OCED 중 한국만 없다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120여개 노동.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민의를 반영하는 선거법 개혁 공동행동>은 촛불민심을 반영한 근본적인 정치개혁을 위해 공동기획을 시작합니다. 부패와 정경유착, 국정농단과 같은 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고, '헬조선'이 아닌 행복한 민주공화국을 만들기 위해 첫 번째로 바꿔야 하는 것이 바로 선거제도입니다. 선거제도를 바꿔야 정치판이 바뀌고, 그래야만 우리 삶이 나아질 수 있습니다. 공동기획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 정의당 이영봉 부산시당 청년위원장과 권혁준 울산시당 청년위원장, 이승우 경남도당청년학생위원장은 1일 오전 경남도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만18세 선거권 연령 인하'를 촉구했다. ⓒ 윤성효


2월에 많은 고등학교에서 졸업식이 치러졌다. 고등학교 졸업장을 손에 쥔 졸업생들은 현재 대부분 만18세이다. 이들이 이번 대선에서 투표를 할 수 있을까? 상식적으로 본다면, 고등학교도 졸업했으니 선거권도 있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만약 지금과 같은 공직선거법에서 조기대선이 치러진다면, 선거일까지 생일이 지나지 않은 만18세 시민들은 선거권이 없게 된다. 그 숫자는 약 63만명에 달한다. 물론 그 중에 일부는 고3 연령에 해당하지만, 다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일 것이다. 

만18세로 선거권 연령을 낮추기로 된 것 아냐? 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정치권에서 만18세 선거권은 통과될 것같은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3일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바른정당은 선거연령을 만18살로 낮추되 적용시기를 2020년 총선으로 늦추기로 합의했다. 

이런 합의가 나온 것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3야당은 즉각 도입에 찬성하고 있으나, 자유한국당이 극렬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른정당이 2020년 총선부터 선거권 부여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국민과 청소년들은 안타깝기도 하고 허탈하기도 하다. 아니 우리나라 국회의 정치적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분노마저 느끼게 된다. 

사실 18세 선거권 문제는 논쟁이나 논란의 대상이 되기에는 너무나 상식적인 사안이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세계 239개국 중 87%인 208개국에서 18세에게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다. 17세에게 부여한 나라도 북한과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4개국이고, 16세에게 선거권을 부여한 나라도 8개국에 달한다. 조사대상 국가의 92%가 18세 이하 청소년에게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다. OECD(경제협력기구)35개 국가 중 만18세에게 선거권을 부여하지 않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대한민국 스스로 정치후진국을 자임하고 있는 것이다.

이 뿐인가? 국가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오래 전부터 18세 선거권 부여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3년 1월 세계적으로 선거권 연령을 하향하는 추세이고, 병역법, 국가공무원법 등 타 법률의 연령규정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선거권 연령을 현행보다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국가 선거를 총괄하고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작년 8월 선거연령을 만18세로 하향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제안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만18세 선거권 하향시점을 2020년 총선으로 연기하는 것은 이런 국가기관들의 의견에도 반하는 것이다. 

일부 정당과 정치권에서는 만18세 선거권 부여 반대이유로 '미성숙하다'는 것과 '학교 현장이 정치화된다' 주장을 펴고 있다. 과연 이런 주장이 타당하고 합리적인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만18세는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고3연령에 있는 시민들이다. 이미 많은 현행 법률조항들이 만18세에게 병역의 의무와 공무원이 될 수 있는 자격, 결혼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성숙한 18세'에게 전쟁위협이 상시화되어 있는 분단된 나라의 국방을 지키게 하는 것이 타당한가? '미성숙한 18세'에게 결혼해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고 책임지게 하는 일은 타당한가? '미성숙한 18세'에게 국민의 안전과 복리증진을 위한 공무수행을 맡기는 것이 타당한가?. 나라를 지키고, 공무를 수행하고 결혼을 하는 모든 행위는 가능한데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을 뽑는 투표 행위는 안된다는 것이 얼마나 모순적인가? 

디지털화된 사회에서 누구보다 정보 접근과 이해도가 빠른 세대를 미성숙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만 18세가 미성숙하다'는 주장은 이 연령대의 시민들에 대한 모독이자 명예훼손이다. 


▲ 한 청소년이 지난해 11월 '고등학교 3학년 연합'의 집회에 참석해 자유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 박장식


학교현장이 정치화된다는 주장 또한 인정하기 어렵다. 만18세 이하에게 선거권을 부여한 세계 92% 나라에서 투표 문제로 학교가 정치화되고 황폐해졌다는 근거나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청소년들의 건강한 정치의식과 민주주의 의식을 함양해 정치의 선진화와 민주화를 앞당겼다는 평가가 많다. 

미국이나 유럽의 사례들을 봐도 그렇다. 오바마, 클린턴과 같은 미국 대통령이나 블레어나 캐머런 같은 영국 총리 등은 대부분 중·고등학교부터 정당에 참여하고 정치활동을 통해 성장했고, 40대의 젊은 나이에 대통령과 수상이 되었다. 우리나라와 달리 선진 유럽의 경우 20-30대에도 장관이 되는 사례가 적지 않고 뛰어난 정치감각과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청소년 시기부터 오랜 기간 시민정치교육과 정치·정당활동을 통해 민주주의를 학습하고 성장한 결과이다. 

지금 일부 정당과 정치인들이 유독 18세 투표권 부여에 반대하는 것은 한마디로 대선과 총선 등에서의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기 때문이다. 이는 당리당략만 따지는 구태의연한 낡은 정치다. 

만 18세 선거권은 촛불민심의 반영이고, 모든 개혁의 시금석이라고 할 수 있다. 만18세 선거권은 단순히 투표연령을 낮추는 문제인 것만이 아니라, 낡은 정치의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사회를 향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번 대선부터 반드시 만18세 선거권이 실현되어야 한다. 정치권이 이를 거부한다면, 국민들의 분노어린 민심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류홍번 (YMCA 정책기획실장)

원문보기 : http://www.ohmynews.com/NWS_Web/tenman/report_last.aspx?CNTN_CD=A0002300191&srscd=0000011591&srs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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