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e Overlay

‘판갈이’ 외친 노회찬이 마지막까지 매달린 두가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특활비 폐지에 투영된 그의 꿈과 남은 과제

한 페이스북 친구가 남긴 말처럼, 슬픈 게 아니라 아프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24일, 고인의 조문을 다녀왔다. 눈이 퉁퉁 부은 사람들, 긴 줄에 서서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쉬는 사람들.몇 명의 지인들과 눈을 마주쳤지만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그저 아프고 믿기지 않을 뿐이다.

노회찬이 마지막까지 붙잡고 있던 두 가지

고 노회찬 의원은 마지막까지 그가 2004년 총선 때 얘기했던 ‘정치 판갈이’를 위해 노력했다. 50년 동안 썩은 정치판을 갈기 위해 그가 붙잡고 있었던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특권 없는 국회를 만드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정당 득표율대로 국회의석이 배분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었다. 그는 온갖 고뇌에 빠져있었을 최근에도 이 두 가지를 위해 노력했다. 필자도 7월에만 노회찬 의원실이 공동주최로 참여했던 두 개의 토론회에 참석했다.

하나는 국회 특수활동비 폐지에 관한 토론회였고, 다른 하나는 선거제도 개혁에 관한 토론회였다. 토론회만 한 것이 아니다. 그는 원내교섭단체의 원내대표로서 받은 국회 특수활동비를 사상 최초로 반납하겠다고 밝혔고, 마지막까지 기회만 있으면 선거제도 개혁을 얘기했다. (관련기사 : 노회찬, 특활비 반납 양심선언 “도저히 못받겠다” )

국회의원 연봉을 절반으로 줄이자고 했던 노회찬

고 노회찬 의원은 국회 특수활동비 폐지만이 아니라, 특권 없는 국회를 만들 것을 역설해 왔다. 의원직을 상실했다가 어렵게 국회에 복귀했던 2016년 7월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그는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독일의 약 절반인데 국회의원 연봉은 독일과 거의 같다”고 지적하고 “국회의원 연봉을 절반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관련 기사 : 노회찬 “국회의원 세비 절반으로 줄이자”).

그의 말대로 수당 성격의 돈까지 합치면 국회의원 연봉은 올해 1억5천만 원에 달한다.국회의원 연봉을 절반으로 낮춰도 대한민국 노동자 평균연봉(2016년 기준 3387만 원)의 두 배가 넘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를 직설적으로 지적할 수 있었던 정치인이 노회찬이었다.

그는 국회의원 특권이라는 현상의 배후에 있는 근본 원인을 뜯어고치는 데에도 매달렸다.대한민국의 국회가 이렇게 특권화된 이유는 바로 선거제도에 있었다.지역구에서 1등을 해야 당선되는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는 거대정당의 공천을 받을 수 있는 자들에게만 국회의사당의 문을 열어 주었다. 그래서 국회의원 평균재산 40억 원, 당선자 평균연령 55.5세, 남성 비율 83%의 국회가 만들어졌다.

선거제도 개혁이 공정한 사회의 출발이라 믿어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뜯어고치기 위해 고 노회찬 의원은 선거제도 개혁에 매달려 왔다. 그는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해서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여러 번 밝혔다.

올해 2월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도 그는 “국민의 지지가 국회 의석에 정확히 반영되는 선거제도, 즉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이야말로 공정한 정치를 만드는 시작입니다. 그 토대 위에서 공정한 사회도 가능합니다”라고 역설했다(관련 기사 : 노회찬이 한국당에 던진 ‘진지한’ 물음 두 가지).

그의 지적대로,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는 승자독식의 사회를 만들었다.국회는 힘 있고 돈 있는 자들로 채워졌고, 그들은 시민들 위에 군림하는 특권 국회를 만들었다. 그런 국회가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 약자와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입법과 예산에 반영할 리 없다. 이것이 노회찬이 그렇게 갈아치우고 싶었던 ’50년 동안 썩은 정치판’을 만든 근본원인이었다.

‘판갈이’는 이제 남은 자들의 숙제

고인이 마지막까지 매달렸던 두 가지는 지금 국회에서 ‘뜨거운 감자’로 되어 있다. 올해 하반기에 국회에서는 국회 특수활동비 폐지 문제가 결정될 것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도 개혁문제도 국회에 구성될 정치개혁특위에서 다뤄질 것이다.상황은 낙관하기 어렵다. 기득권을 가진 집단이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는 경우는 역사상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래서 노회찬의 빈 자리가 더욱 크다. 그러나 이제는 그를 보낼 수밖에 없다. 그가 꿈꿨던 ‘정치 판갈이’를 이뤄내는 것은 남은 우리들의 숙제다.

 

출처:오마이뉴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